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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울지 말아라

  어렸을적에 울 할아버지는 나를 참 예뻐해주셨다. 다른 손자 손녀보다 더 나를 아끼셨다. 아무래도 당신의 손녀의 얼굴 때문에 마음 한 켠 늘 짠해서 그랬나보다. 학교 마치고 토요일만 되면 늘 동연정이란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 계신 곳에 갔다. 아빠가 자전거를 태워주며 나를 할아버지 할머니께 데려다주곤 하셨다. 그 때 할아버지는 술을 좋아하셨고, 늘 얼굴이 발그스럼해 계셨지만 갈때마다 반겨주셨고 아빠처럼 자전거도 태워주셨다. 아껴주신 할아버지의 사랑을 생각할때마다 마음이 포근하고 참 좋다. 이런 할아버지의 사랑은 어쩌면 할아버지가 계시지 않을 때 어떤 한 풍경 자락 속에서 다시금 생각 한 모퉁이로 피어난다. 그림책 <너무 울지 말아라>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부재를 아직 모르는 손자. 그 손자가 놀라거나 힘겨워할까봐 할아버지는 손자와의 추억을 풀어놓는다. 어딜가나 늘 함께 했던 할아버지와 손자. 슬픔 울음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할아버지. 언젠가는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지 않고 오롯이 생각날거라고 ..... 어느 틈에서.... 할아버지는 추억의 선물을 주었다. 참 마음이 따뜻해지고 다정한 책이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건네는 따스한 위로와 손자를 향해 세심하게 마음을 들여다보는 사랑스런 배려의 마음들이 따뜻한 그림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가 부럽다. 이런 추억을 손자에게 선물하는 할아버지.... 멋지다^^ 새삼 더 울 할아버지가 생각나는 그림책이다. 나에게...... 울 연이, 할아버지 자전거 뒤에 타~~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시간이 흘렀어도 추억은 퇴색되어지지 않는다. 이런 기억과 추억을 주신 울 할아버지가 참 고맙다^^        

할아버지가 죽고 난 뒤, 마음의 상처를 받은 손자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울지도 않고 강한 감정 표현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의 모습에서 상실은 더없이 크게 느껴집니다. 아이의 표정과 모습에 처음 접해 본 죽음의 슬픔이 덤덤하지만 강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손자를 향한 죽은 할아버지의 편지에는 손자를 두고 떠난 애틋함과 애정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죽은 사람은 누구나 산 사람의 행복을 바란다는 할아버지의 말은 우리에게 죽음과 사랑,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가족을 잃은 마음과 생명의 순환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담아낸 그림책입니다.